안녕하세요 초록벌입니다
저의 홈가드닝 취미는 저희 딸이 태어나면서부터가 본격적이었는데요. 육아라는 행복하지만서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생긴 사건을 겪으면서 뭔가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저는 식물이라는 건강하고도 보람찬 취미를 만나 아직까지 행복한 식물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아이는 자라고,,, 두 돌쯤 되었을 무렵, 우연히 자연관찰 책에서 본 식충식물을 보고
"엄마, 나 이거 사줘!"
하는 거예요. 식덕 엄마는 '세상에! 우리 딸이 나한테 식물을 사달라고 하다니!!' 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줄줄 흘렸고요...ㅋㅋㅋ 솔직히 그 전까지는 그다지 관심없던(더 솔직히 좀 징그럽다고 생각했던) 식충식물을 구입했습니다. 아이가 식물을 사달라고 하다니 어떤 식물이든 상관이 없었어요!!
그렇게 우리집에 파리지옥과 끈끈이 주걱이 도착했는데요.
특히 파리지옥은 살짝 건드리면 입을 앙~ 다무는 모습에 우리집 어린이는 너무나 재밌어하더라고요. 박수까지 치며 까르르 웃는데, 진짜 어디 파리, 모기라도 잡아서 파리지옥 입에 넣어주고 싶었어요. 그러나 실생활에선 그런 벌레들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네요.
파리지옥인데, 파리를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을까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파리지옥은 꼭 파리를 먹여야 할까요?
아니면 물만으로도 살 수 있는 걸까요?
아니, 애초에 왜 다른 식물들과 달리 곤충을 먹게 되었을까요?
궁금한 점이 많아졌습니다.
여러 책과 백과사전, 그리고 인터넷 정보들을 참고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파리지옥은 왜 파리를 먹을까요?
식충식물은 약 7천만 년 전, 공룡 시대에 처음 등장한 엄청나게 오래된 식물이라고 합니다. 당시 지구상에 여러 생명체가 처음 나타나고 유전형질이 발전, 진화하던 시기라 그랬는지, 몇몇 식물들이 육식을 하는 돌연변이로 변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식충식물은 워낙 역사가 길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 습지에서 자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토양에는 질소가 다소 부족한데, 질소는 식물 성장에 중요한 영양소입니다(NPK중 N). 식충식물들은 자신의 뿌리와 잎의 유전자를 살짝 바꾸어 먹이를 잡는 데에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영양분을 벌레에서 섭취하기 시작하면서, 잎과 뿌리의 유전자는 조금씩 퇴화하게 되었습니다. 식충식물들은 곤충, 어떤 종류는 작은 포유류나 양서류까지 포획해서 영양분을 취함으로 인해 모자란 질소 영양분을 보충하게 됩니다.
요즘은 실내에서 파리조차 보기 힘드니 집에서 키우는 식충식물들은 먹이를 얻기가 무척 힘들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질소비료 같은 것을 따로 줄 필요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식충식물은 비료에 예민해서 약간만 과한 영양도 잘 소화하지 못합니다. 차라리 초파리라도 하나 잡아서 입에 넣어주면(;;;) 그게 비료 대신이라고 하네요. 그나마도 없다면 물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사냥을 하나요?
식충 식물은 워낙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형태로 사냥을 하는데,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포충엽
마치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는 것 같은 개폐형 포충엽이 있는 파리지옥입니다.
잎에 달린 감각모에 벌레의 다리가 두 번 이상 닿게 되면 자동으로 잎이 닫히게 되고, 안에서 소화액이 나와 일주일 이상 천천히 녹여 먹습니다. (한 번 터치로는 닫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율적으로 진화했구나 싶군요...)
벌레가 잡히지 않더라도 두세번 이상 잎이 닫히면 에너지 소진으로 잎이 하엽이 집니다.
저희 집은 어린이가 하도 건드려서.... (말잇못...)
2. 포충낭
대표적으로 네펜데스가 있죠. 주머니처럼 생긴 이 기관은 잎이 변형된 것이라고 합니다. 포충기(捕蟲器)라 불리는 이 기관 안에는 수액이 들어있어서 벌레가 꽃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물에 빠져 익사하도록 유도합니다. 주머니 입구는 벌레가 앉기만 해도 빠질 수 있도록 미끄러운 편이라고 해요.
3. 끈적한 선모
잎 끝 쪽에 끈적한 점액을 분비하는 긴 털이 자라나 여기에 벌레가 앉으면 잎이 도르르 말리며, 소화액을 분비하여 녹여 먹는다고 합니다. 왠지 좀 징그럽....
벌레잡이제비꽃 또한 여기에 포함된다고 해요.
식충식물 키우는 법
식충식물 : 물주기
식충식물들은 늪과 같은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이므로 많은 물을 필요로 합니다. 저면관수로 늘 물을 부어주어도 좋습니다. 물이 잘 마르는 토분보다는 플라스틱 화분에 심어 보수성을 높여주기를 권합니다. 수돗물에는 미네랄이 많아 식충식물에게 좋지 않습니다. 빗물, 혹은 받은지 하루 지난 담수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식충식물 : 흙배합
식충식물은 영양소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약간 산성을 좋아하므로 순수 피트모스나, 피트모스 함량이 많은 상토가 좋습니다. 비료성분이 없는 흙이 좋은데, 시중의 배양토는 대부분 비료성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손쉽게 식충식물 전용토를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비료가 되면 식충식물에겐 독이 되어 죽기도 합니다.
식충식물 : 비료
위에 말한대로 식충식물에 비료는 절대 주지 않습니다. 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식충식물 : 습도
물을 좋아하는 식충 식물들은 공중 습도도 높은 것을 선호합니다. 식물 주변 습도를 높여 주세요! 가습기가 없다면 분무를 정기적으로 해주면 좋습니다.
식충식물 : 온도 / 내한성
식충식물의 종류가 워낙 많아 종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실내 평균기온이면 잘 자랍니다. 또한 꽤 내한성이 좋아서 영하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겨울철 베란다에 두어도 죽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성장은 하지 않지만요.
식충식물 : 햇빛 / 광량
식충식물 : 병충해
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충해를 입기도 합니다. 특히 진딧물은 식충식물 아래쪽에 자라는 잎을 갉아먹기를 좋아하니 주의해주세요. 비오킬 같은 친환경 약을 쳐도 좋고, 샤워기의 수압으로 떼어내도 좋습니다. 그래도 없어지지 않는다면 식물을 아예 물에 담궈 진딧물들을 익사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워낙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니 하루정도 물에 잠긴다고 해도 죽지 않을 거예요. 진딧물은 물 속에서 살 수 없으니 좋은 방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전 식물 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워보자] 포인세티아 Poinsettia - 크리스마스라니.. 연말이라니... (0) | 2022.08.31 |
---|---|
[키워보자] 스투키 Sansevieria Stuckyi - 우리집 스투키가 죽은 이유 알려드립니다! 무름병, 쪼글쪼글 등등 해결 방법 (0) | 2022.08.26 |
[키워보자] 페페 Peperomia - 포브스 선정 귀여운 식물 1등 (은 뻥이지만...) (0) | 2022.08.22 |
[키워보자] 칼라데아 Calathea - 상전으로 모십니다. (0) | 2022.08.19 |
[키워보자] 고사리 fern - 나물 아니고요.. 의외로 매력있는 식물, 고사리 (0) | 2022.08.17 |